'원외' 한동훈의 계엄날 본회의장 입장, 박주민이 거짓말?
한동훈 "민주당이 저 구했다 거짓말"...박주민 "제가 본회의장 들여보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당시 원외 신분임에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올 수 있었던 데 대해 제1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도움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당시 자신이 한동훈 전 대표의 입장을 도왔다고 밝혔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쫄리고 할 말 없을 때마다 자기들이 계엄의 밤 저를 구했다고 거짓말하는데, (당시) 여당 대표인 제가 계엄 막는 데 앞장서서 민주당 정치인들이 체포되는 것을 막았다 할 수 있을진 몰라도, 민주당이 저를 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계엄 해제하러 가는 저를 자기들이 굳이 못 들어가게 막지 않았다는 걸 가지고 저를 구해줬다는 건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며 "만약 민주당 정치인이 제가 계엄 해제를 위해 본회의장 가는 걸 막았다면, 특검식으로 말하면, 그거야말로 계엄 해제를 방해한 중범죄"라고 덧붙였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계엄의 밤 민주당이 구해야 했던 사람은, 겁먹고 숲에 숨은 자기 당 이재명 (당시) 대표이지, 여당 대표임에도 자기들보다 먼저 계엄 반대 메시지를 내고, 동료 의원들과 계엄 해제 표결하러 국회 본회의장 들어간 제가 아니다"고 했습니다.
국회의원 아닌 한동훈이 본회의장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

국회 본회의장은 현역 국회의원, 국무위원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국회 출입기자마저 본회의장 3층에만 들어갈 수 있죠. 그런데 원외 인사인 한동훈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등장했고, 이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어떻게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지난해 12월4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계엄 당일 국회 상황을 설명하면서 "당시 한동훈 대표의 신변 보호를 위해 제가 (여당 보좌진에게) 한동훈 대표를 모시고 본회의장에 들어가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포고령 1호에 따라 계엄군이 한동훈 대표를 긴급체포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본회의장으로 피신하도록 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4월28일에도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계엄 당일, 저는 본회의장 문 앞에서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에게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계엄 해제를 위해 본회의장 안에서 안정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을 소집하라는 뜻이었다"며 "그 일로 저는 포고령 위반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라는 작자에게 고발까지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지난해 12월29일 김용현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이재명 당시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박주민 의원을 계엄법 위반과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주민 "본회의장 문 앞에서 한동훈 대표에 본회의장 들어가라 했다"

변호인들은 "이들 세 사람은 (국회의원이 아니어서) 국회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없는 한동훈 전 대표를 출입하게 하는 방법으로 정치 활동을 해 계엄 포고령을 위반했다"며 "한동훈 전 대표는 본회의장에 무단 침입했고, 이재명 대표와 박주민 의원은 공범"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비상계엄 당시 발령된 포고령에는 모든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어 박주민 의원은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해 "지금 누가 누구한테 숨었다고 하나.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이었다"며 "우리 모두 이재명 대표가 국회 담을 넘어오는 것을 생중계로 봤고, 본회의장 들어온 한동훈 후보와 악수한 것을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본청 인근에 대기하고 있다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들어왔다"며 "만일 이재명 후보가 당시 계엄군에게 먼저 잡혔다면, 국회는 혼란에 빠지고 계엄 해제는 물거품이 될 뻔했다"고 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국민의힘은 어땠나? 표결에 참여한 18명 의원 빼고는, 본회의장이 아닌 당사에 모여 계엄 해제를 질질 끌었고, 심지어 몇몇은 국회 본청 사무실에 숨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그 무능과 비겁의 최정점에 있었던 사람이 바로 당시 당대표, 한동훈 후보 당신이란 걸 잊었나"라고 했습니다.
이어 "아무리 자아도취에 빠지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계엄을 막겠다고 가장 먼저 나선 이들은 국회 앞에 모여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아낸 시민들이었다. 부끄럽지 않나"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관련 영상: https://youtu.be/oSsRNuDbv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