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의 '칠불사 홍매화 사건'을 아십니까
개혁신당 대표 자택 등 압수수색...'공천 개입 의혹' 실체 드러날까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부부를 둘러싼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지난 28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지난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2024년 4.10 국회의원 선거 등에 대한 부당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특검팀은 이준석 대표에 대해 "2022년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선 피의자 신분"이라고 밝혔습니다.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경남 창원시 의창구 선거구에 단수공천을 받고 출마해 당선되면서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요. 김종양 현 국민의힘 의원(경남 창원시 의창구) 등 쟁쟁한 경쟁자를 따돌리고 김영선 전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은 데 대해 윤석열씨와 김건희 여사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었죠.  
이런 논란이 불거졌던 선거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이준석 대표는 당시 윤상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과 함께 선거 전반을 관리하는 국민의힘 당대표 신분이었습니다. 
그간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해 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특검팀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었던 고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당선인 뜻이니 김영선 공천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는 모양새인데요.  
이준석 "특검팀, 오해 살 일 안 했으면" 
이준석 대표는 지난 28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제가 현행범도 아니고, 이렇게 급작스럽게 진행할 필요가 있나"라며 "(특검팀이) 오해 살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밀접한 관계임을 암시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른바 '칠불사 홍매화 회동'으로 회자되는 사건이죠.    
당시 회동에는 이준석 대표와 명태균씨, 김영선 전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에 이준석 대표는 지난해 9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월 29일 김영선 전 의원 측 관계자가 김영선 전 의원이 중요한 것을 알고 있으니 직접 만나보라 종용했다"며 "당일 일정을 마치고 밤에 이동, 새벽 1시경 도착. 새벽 4시에 칠불사에서 출발해 서울로 귀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명태균씨는 반박이라도 하듯 한 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공개합니다. 2024년 9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과 천하람이 새벽 4시 칠불사에서 삽질한 까닭은?"이라는 글과 함께 한 사진을 공개한 것이죠. 이준석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가 경남 하동 칠불사에서 홍매화를 심는 모습인데, 2024년 3월 1일 새벽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건희 특검팀에 명운 달린 이준석

2024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 이른 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한다는 홍매화를 심은 이준석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그리고 해당 현장에 함께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명태균씨.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명태균씨는 어떤 인물일까요? 지난 2018년 경남 창원에서 창립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한 강혜경씨는 명태균씨가 이 연구소의 실질적 운영자였다고 주장합니다. 2022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된 명태균씨의 공식 직함도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이라고 알려져 있죠. 그는 이 업체를 통해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 국민의힘 선거 공천 등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15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이후 올해 4월 9일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간 윤석열씨와 대립각을 세우며 '새 정치' 이미지를 구축, 제3지대에서 개혁신당 창당까지 이뤄낸 이준석 대표. 그런 그가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에 깊이 관여했다는 점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의 정치적 생명력은 상당 부분 소실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김건희 특검팀 수사의 초점은 이준석 대표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여부와 윤석열씨 부부와의 연결고리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