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에 쓸 수 있습니까② - 안철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이장 주장도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일으킨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을 거쳐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월 22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치러집니다. <아사진미디어>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해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후보들을 둘러싼 사건·사고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반길(반전한길)'로 분류되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어느덧 4선에 접어든 그에게도 지울 수 없는 '흑역사'가 있는데요.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 하루 전인 지난 2022년 3월 3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는 안철수 의원의 가장 치명적인 '실책'으로 꼽힙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의원이 전격 단일화에 나서면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이길 수 있었던 '0.73%포인트'의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분석도 나왔었죠.  
지난 2022년 3월 28일 '후보 단일화 효과 - 안철수 지지자의 선택은 대선 승자를 결정했는가?'라는 주제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유재성 계명대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안철수 지지자들은 이슈에 대한 선호와 후보에 대한 호오에 따라 자신들의 표를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게 57 대 31의 비율로 나눠줬고, 그 결과는 0.73%포인트의 차이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윤석열 후보는 역대 최소 득표율 차이의 신승을 거뒀다. 후보 단일화가 없었다면 윤석열 후보는 선거 승리는 물론, 정권 교체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윤석열과 단일화 후 사실상 국민의당 해산...총리도, 당대표도 못 얻어

이렇게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도, 정작 대선 이후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은 것 외에 이렇다 할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는 평이 다수입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이뤄냈지만 이후 사실상 해산 수순을 밟은 것과 다름없었죠. 또 안철수 의원이 국무총리 등 핵심 요직을 맡지 못한 상황에서 당권 도전에도 실패하면서, 윤석열 정권 내내 '홀대론' 꼬리표가 따라다니기도 했습니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비상계단 줄행랑 사건'도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이후 벌어진 일입니다. 같은 해 8월 21일, 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이 기자를 피해 비상계단을 통해 현장을 급히 떠난 사건인데요.   
<아주경제> 기자는 지난 2018년 8월 22일 해당 상황을 담은 기사에서 "'독일로 출국은 언제 하나' 등을 질문했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백팩을 맨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부리나케 도망가는 장면이 담긴 영상까지 남아 꽤 오랜 기간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참패한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고배를 마시면서 한국을 잠시 떠나겠다 공표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018년 7월 12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통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대적 난제를 앞서서 해결하고 있는 독일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회찬 문상 외면했는데 한국 체류 들통...노무현 묘 이장 주장도

그런데 출국 의사를 밝힌 이후 40일 넘게 국내에 남아있었던 사실이 발각된 것이죠.  
국내 체류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그런데 안철수 의원이 독일 연수를 이유로 당시 고 노회찬 전 의원 빈소에 문상을 가지 않았는데, 실제로는 한국에 있었던 점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는 어려웠죠.  
2017년 대선 TV 토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이장할 것을 주장한 사건도 상당히 치명적인 '패착'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2017년 5월 2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마지막 대선 토론에서 "유족의 동의가 있어야겠지만,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도 이제는 현충원으로 안장(이장)해 전직 대통령들과 함께 모두 참배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를 이장하면 국민 통합이 저절로 이뤄지는 걸까요? 이 발언을 두고 보수, 진보, 중도 어느 세력의 표도 가져오지 못한 '황당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었습니다. 유족이 아닌 제3자가 고인의 묘소에 대해 언급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는 지적이죠.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의원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등 국민께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