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엔비디아 26만장 공급 확약, 대통령실 활용 계획 발표에도 나경원 "전략 없어, 고철"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개 확보? '실현 불가능한 공약'일 뿐입니다."(2025년 4월 나경원 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GPU 26만장 확보에 따른 후속 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2025년 11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우리나라가 미국 엔비디아로부터 GPU 26만장을 확보하면서 GPU 보유 기준 '세계 3강'에 오른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5만장도 불가능" 등 과거 발언이 재소환되고 있습니다. 그러자 나경원 의원은 7개월 만에 "후속 대책이 중요하다"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지난달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이재명 대통령의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 접견이 끝난 뒤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원래 있던 GPU 4만장에서 26만장이 들어오면 합해서 30만장 정도가 되고, 그 숫자면 (세계) 3강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비공개 미팅에서 황 대표가 미국에 GPU 2000만장이 있다고 얘기했고, 중국이 (그다음으로) 있고, (우리가) 전 세계 3등이라고 한다"며 "확보한 GPU로 AI(인공지능) 모델을 하나 만들고 끝내는 게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AI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GPU 26만장을 추가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씨드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GPU) 공급이 늘지 않고 있는데, 공공 분야에서 5만장을 최대한 빠르게 공급하는 데 (엔비디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국가AI컴퓨팅센터에서 제공하는 것을 국가 대표 AI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활용해서 원천 기술이나 응용 분야에서의 (개발)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나경원 "실현 불가능한 공약" 단언하더니...

이에 지난 4월 대선 기간 당시 "GPU 5만장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던 나경원 의원의 발언이 재소환되고 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였던 지난 4월15일 국회에서 'G5 경제강국, AI강국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시한 장밋빛 AI 청사진의 허점과 위험성을 지적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진짜 AI 강국의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국민이 불안해하는 '속 빈 강정' 같은 약속으로는 결코 미래를 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내걸었던 'GPU 5만장 확보' 공약을 맹비판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의 말입니다.
"'GPU 5만개 확보'? 외교·안보 현실을 외면한 공허한 숫자놀음입니다. 최첨단 AI 반도체는 미국의 엄격한 수출 통제 하에 있는 '전략 무기'입니다. 동맹과의 굳건한 신뢰, 기술 동맹 파트너로서의 비전 없이는 확보 자체가 불투명합니다. 이(재명) 후보의 외교 노선에 대한 우려 속에서, 이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일 뿐입니다. 또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운영 전략 없는 하드웨어는 고철과 다름없습니다. 핵심을 모르는 접근입니다. 저는 반미·친중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미국 기업과 미국 정부를 설득할 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국인들이 GPU 국내 재고를 싹쓸이하고 있는 현상, 제대로 막기나 하겠습니까?"
그러면서 자신이 GPU 5만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 직속으로 AI 인프라 전쟁을 지휘하겠다. 최소 10조원 이상을 과감히 투입, 최첨단 GPU 5만개 이상을 전략적으로 확보하겠다"며 "단단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국 트럼프 정부, 미 여야 정계와 특별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 "26만장이 씨드 인프라", 나경원 "전략 없는 하드웨어는 고철"

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GPU 26만장이 들어온다. 이 기쁜 소식을 듣고 떠오른 사람이 있다. 나경원"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AI 공약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비난하며, 자신은 5만장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회창에 의해 발탁돼 정치를 시작했는데, 친윤, 혐중, 내란 비호 정치인이 됐다"며 "윤석열과 나경원은 서울법대 졸업자로 각각 검사 및 판사 출신인데, 둘 다 최강욱의 말대로 '서울법대 내란과'를 졸업한 사람 같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나경원 의원은 GPU 확보 뒤 후속 대책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기존 주장을 뒤바꿨습니다. 그는 3일 페이스북에서 "정권 자화자찬으로 기업들의 성과를 도둑질할 것이 아니라, GPU 26만장 확보에 따른 후속 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엔비디아 주요 GPU 1개당 소비전력은 1.4kW 전후로 추산, 26만장이면 총 약 400MW, 여기에 고성능 GPU 데이터센터는 고밀도 랙, 첨단 수랭/액침 냉각, 고속 네트워크 인프라도 필수"라며 "이를 커버하기 위해선 신고리 1호기나 새울 1호기 원자로가 반년에서 1년 내내 생산하는 전력이 모두 소모된다. 거기에 이 인프라를 운영할 전력 공급망, 서버, 네트워크 구축까지 포함하면 전력량과 투자비가 막대하게 투입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GPU 5만개 확보 공약에 대해 이런 생태계와 운영 전략 없는 하드웨어는 고철과 다름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안보관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지 않았는가"라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민간의 힘으로 얻은 귀한 기회를 정부가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관련 영상: https://youtu.be/v-VxsNlFMVo